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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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아니 벌써?’와 ‘아직도?’
파 일  

 

 

‘아니 벌써?’와 ‘아직도?’

희대의 플레이보이, 섹스의 달인이라고 알려진 카사노바는 잘 생긴 얼굴, 달콤한 말솜씨와 매너 등을 가졌었다고 하는데, 성적 능력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대단한 성기능을 가졌다고도 하는데, 반대로 심한 조루증 심지어는 발기부전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래서 한 여자와 오래 만나지를 못해 여러 여자들을 섭렵했다고 한다. 본인이 이에 대한 진실고백을 하지는 않았고, 상대한 여성들의 증언도 남아있지 않으니 뭐가 진실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카사노바 시대나 지금이나 남성들의 성 능력, 특히 얼마만큼 오래 하느냐는 섹스 지속시간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여 보통은 몇 시간씩 했다고 허풍을 떨기도 한다. 하지만 쉬지 않고 사정없이 몇 시간이나 섹스를 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는 지루증이란 사정장애의 하나이다. 너무 일찍 사정하는 조루증뿐만 아니라 제 때에 사정을 하지 못하는 지루증도 성생활에 문제가 되고 남성들의 자신감을 망가뜨리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남성 성기능장애라고 하면 흔히 발기부전만을 생각하는데, 발기부전과 함께 성욕저하, 사정장애, 쾌감장애 등 4가지가 있다. 발기부전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누리기에 충분할 정도의 발기가 되지 않거나 유지할 수 없는 상태’, 즉 발기가 제대로 안 되어서 성관계를 할 수 없는 경우이다. 실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성기능장애는 사정장애로 ‘만족감을 느끼기 전에 사정이 일찍 일어나는 조루증’과 ‘섹스를 오랜 시간 했음에도 제대로 사정을 하지 못하는 지루증’이 있다.

성생활은 상대방에 따라, 또 많은 환경적, 심리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쾌감의 정도나 사정시간 역시 일정치 않다. 가끔 나타나는 일시적인 조루 현상은 정상적으로 여겨지나, 반복적으로 조루가 발생하여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할 수가 없는 경우도 성인 남성들의 30-70%에서 호소할 정도로 흔하고 심할 경우 이차적인 발기부전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원인은 기질적 혹은 심리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실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정확한 정의나 치료에 대하여도 논란이 많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평균 8분 정도에 절정감을 느낀다고 하지만 정확한 기준은 되지 못하고, 조기 사정으로 성생활의 50% 이상에서 배우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본인의 자존심이 상할 경우로 정의되고 있다. 조루증의 약물요법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나 국소도포 마취제가 사용되고 있다.

지루증은 성행위 막바지임에도 절정감에 도달하지 못하고 사정이 일어나지 않는 현상이다. 지루증 역시 병태생리학적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남성의 10% 정도에서 나타나며 50대 갱년기 남성에서 흔하다. 흔히 지루증은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대단한 성적 능력을 가진 것으로 부러워 하지만 엄연히 성기능 장애의 일종이다. 사실 답답하기로는 조루증보다도 몇 배나 더 힘들 수 있다. 지루증이 계속되면 성적흥미를 잃고 성욕이 떨어져 발기부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임신에 대한 불안이나 파트너에 대한 불만 등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고, 당뇨병, 신경계질환, 수면제나 과음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자위를 너무 자주, 심하게 하더라도 나타날 수가 있다. 치료는 원인이 되는 요소를 해결하고, 약물요법과 심리적 치료나 성 행동요법을 병행한다.

조루증이든 지루증이든 사정장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심리적인 압박감을 극복하고, 파트너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아니 벌써’라거나 ‘아직도’라는 반응을 보이면 주눅이 들어 상태가 더 악화될 수가 있다. 섹스는 삽입이 전부가 아니고, 전희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고 다른 방법으로도 절정감에 얻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정장애의 생활요법으로는 항문 조이기를 통한 골반근육 강화 운동과 주 4회 이상 꾸준히 걷는 운동이 사정능력의 회복과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 두번의 조루나 지루 현상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계속 된다면 성생활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하기 전에 전문의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글·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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